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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탈퇴 선언…‘트럼프노믹스’ 시작에 불과하다

TPP탈퇴 선언…‘트럼프노믹스’ 시작에 불과하다 | 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하면서 국내 섬유‧패션업계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유튜브를 통해 TPP 탈퇴를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강력한 보호무역 성향을 드러내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미국이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 협정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의류·섬유기업들이 초조해 하고 있다.

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다자간협정으로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베트남 등 총 12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의류와 섬유 관세율은 10% 내외로 TPP 회원국인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칠레, 멕시코, 캐나다, 베트남 등 12개국들 간에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임금이 싼 베트남 내 원자재 소싱부터 봉제까지 수직계열화를 위한 설비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는 한세실업, 영원무역, 신원, 우양통상 등은 물론 일신방직, 동일방직, 경방, 방림 등 해외 투자에 보수적이던 면방업체까지 진출해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TPP를 고려해 의류 OEM기업들은 물론이고 지난 몇 년간 면방업계가 베트남 지역에 공장을 신설하거나 투자를 이어왔는데 미국의 TPP 탈퇴로 이 같은 혜택이 물거품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면방업계는 베트남에 공장 설비를 확대하거나 부지확보를 통한 공장 건설로 미국 수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미국이 TPP에서 탈퇴할 경우 이들 기업들의 투자 기조도 흔들릴 가능성 커졌다.

시작된 트럼프노믹스…한미FTA 재협상 가능성도

섬유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미국 당선인이 TPP 탈퇴를 기정사실화면서 TPP를 고려해 베트남에 투자했던 국내 섬유패션기업들은 된서리를 맞게 됐다”며 “지금 베트남에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도 투자 여부를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만 연초부터 TPP 무산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었기에 새 이슈는 아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동부증권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TPP 탈퇴가 업계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의류OEM(주문자상표부작방식) 기업에 대한 센티멘트(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일 수 있지만 연초부터 TPP 무산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었기에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며 “단기중기 실적에도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이 이처럼 전망한 배경은 여전히 베트남의 인건비가 낮아 다른 국가에 비해 생산원가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베트남의 월 최저임금은 107달러로 중국(308달러), 태국(350달러), 인도네시아(230달러)보다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PP 지연 혹은 무산에 대한 우려를 키우기 보다 지금은 OEM업의 전방산업인 미국 의류 소매시장의 부진에 대해 더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TPP탈퇴 선언은 ‘트럼프노믹스’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노믹스’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트럼프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 정책을 가리키며 트럼프(Trump)와 경제학(economics)의 줄임말이다.

트럼프는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일관되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해 왔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결국 중국에게만 도움이 될 ‘최악의 협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통과를 무산시킬 것을 공언했다. 한미 FTA 역시 ‘미국 내 일자리를 좀먹는(Job Killing)’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며 백지상태에서 다시 협상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코트라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경제·통상정책 방향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현지 학계, 업계 전문가, 국내 진출기업 등과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철강, 섬유,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전망은 불투명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환율 조작 및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할 것임을 밝힌 바 있어 무역적자 피해가 극심한 미국 내 섬유관련 산업 보호를 위해 대외 통상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미국산 제품 이용을 의무화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규정도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섬유업체 한 관계자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해외업체들과 경쟁에 신음하고 있는 미국 섬유 및 의류 제조업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며 “트럼프가 그동안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입장을 고수해온 것을 비추어 볼 때 한국의 섬유·의류 수출 업계에게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TPP 탈퇴처럼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도 고려될 사안이다”며 “한·미 FTA 재협상이 이뤄지면 우리나라 수출 시장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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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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