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SFW 2018SS] 강기옥, 헤라서울패션위크 ‘키옥’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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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옥 디자이너봄을 기다리며 키옥(Kiok)은 ‘이상한 나라’로 갔다. 물방울 무늬를 달고, 옷깃을 과장한 리본 매듭과 다이아몬드 패턴 무대 바닥은 그들의 종착지가 <앨리스의 원더랜드>임을 의미했다.

그곳은 동화 속의 한 장면일 수도, 모드 디자이너들이 아름다운 실루엣의 여성복을 추구하던 시대의 신기루일 수도, 2018년을 강타할 복고풍 유행의 무대일 수도 있었다. 80,90년대 뮤지컬 곡으로 명성을 얻은 클라이맥스의 ‘Meeting in The Ladies Room’, 그리고 풍성한 펌 헤어와 과장한 어깨, 팔목이 꼭 붙는 반투명 셔츠를 입고 나선 첫 모델은 키옥이 제시한 키 룩이었다.

‘강기옥’ 하면 떠오르는 데님 컬렉션은 잠시 뒤로 미뤄 두었다. 앨리스 세계의 흰 토끼와 하트 여왕, 카드 병정과 모자 장수 그리고 순백의 소녀 앨리스가 떠오르는 옷차림이 차례대로 등장했다. 중세 귀족 목덜미를 장식한 프릴은 둥글게 솟은 어깨와 넓은 옷깃의 검정 재킷을 감쌌다.

발목을 드러낸 생지 데님 청바지와 티 파티의 앞치마를 변형한 미니 드레스는 소녀들의 환상처럼 보였다. 둥근 금속 링에 ‘매달린’ 하얗고 까만 가죽 가방은, 잔디밭이 거대한 숲처럼 커졌던 앨리스의 모험일까?

여전히 동화책 내용을 기억하는 어른이라면, 슬쩍 미소 지었을 것이다. ‘보스’ 강기옥과 키옥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레용 리(Crayon Lee) 그리고 헤드 디자이너 코코 제이 리(Coco J. Lee ) 자매는 그들이 한껏 빠진 세계를 실제 입을 수 있는 옷과 장신구로 풀어냈다.

완만한 V자 목선에 코르셋 디테일을 넣은 데님 미니 드레스처럼 소녀 취향도 있었지만, 하이웨이스트 핏에 주름을 넣고 80년대 실루엣을 변형한 청바지와 오버올은 좀 더 성숙한 여성을 위한 스타일이었다. 거창한 장식들로 사람들을 매혹하지 않아도, ‘무대’에서 보여주는 ‘패션’이란 찰나의 시간일지언정 종종 상상 속 세계로 안내한다.

단단한 정체성을 이룩한 패션 브랜드 그리고 런웨이라는 시공간이 허용한 혜택인 것이다.

강채원

슈즈, 백, 주얼리 등 액세서리를 담당합니다. 희귀한 액세서리와 공예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designer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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