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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줄서서 사는 #슈프림 넌 도대체 뭐니?

슈프림국내에서도 슈프림(SUPREME) 대란이 또 한 번 벌어질 예정이다.

7월 7일 루이비통과 슈프림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의 팝업스토어 오픈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과 슈프림 콜라보레이션은 지난 6월 30일 1차 출시되어 완판을 기록했고 한정판 구매를 위해 팝업스토어 오픈 하루 전인 현재도 청담동 루이비통 매장 앞에는 제품을 사기 위한 마니아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가격대는 가죽 재킷 600만 원대, 스니커즈 110만 원대, 로고 반다나 44만 원, 카모플라주 모자 60만 원대, 키링 40~90만 원대, 가죽 벨트가 90만 원대다. 만만찮은 가격대에도 줄을 서면서까지 루이비통과 슈프림을 사기 위한 몸부림은 단 하나 소장가치가 높다는 이유다.

이미 럭셔리 브랜드의 대명사인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지난 2017 F/W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에서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SUPREME)’과 함께한 콜래보레이션을 선보이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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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유지해 오던 럭셔리 헤리티지 감성에 자유분방한 스트리트 무드를 더한 신선한 조합은 단번에 패션 피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컬렉션이 끝나기도 전에 그들의 SNS는 루이비통과 슈프림의 콜라보레이션 소식으로 가득 찼다.

이들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리셀러들에게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데 반팔 티셔츠 한 장 5백만원을 훌쩍 넘기는 것만 봐도 줄을 서야만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7 F/W 루이비통 남성복 컬렉션은 ‘술렁임’ 그 자체였다. 세계 최대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이른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Supreme)과 협업했기 때문이다. 이 컬렉션은 루이비통 남성복 역사상 가장 젊고 생동감 넘치는 컬렉션으로 기록됐는데 일각에서는 이 패션쇼가 루이비통의 것인지 슈프림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파격 그 자체였다.

# 슈프림 명성 어느 정도 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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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과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의 만남은 예상 밖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지만 일부 평론가들은 “슈프림이 침체된 루이비통을 살려놓았다”며 찬사를 늘어놓기도 했다.

슈프림은 미국 뉴욕에서 제임스 제비아가 1994년 론칭한 브랜드다. 스케이트 보더 전문 브랜드로 출발해 현재는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한다. 슈프림은 국내에는 아직 정식 매장이 없지만 유명 가수 빅뱅의 지드래곤이 즐겨 입으며 입소문을 탓고 국내에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패션계의 애플, 스케이트 보더 패션의 명가, 스트리트 패션의 샤넬, 슈프림 테크(슈프림 신상을 비싸게 되파는) 등 슈프림을 따라 다니는 수식어만 봐도 그 명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극소량 생산’이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방식으로 애플 못지않은 골수팬을 확보한 브랜드가 바로 슈프림이다.슈프림 명성에 걸 맞는 사례는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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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슈프림이 로고를 새긴 벽돌을 30달러에 출시했는데 바로 매진됐다. 이 벽돌은 곧 이베이(e-bay)에서 1,000달러에 재판매됐다. 2012년 노스페이스와 손잡고 출시한 298달러짜리 코듀로이 재킷은 온라인에서 1분만에 다 팔렸고 거의 동시에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는 같은 상품이 700달러에 올라오기도 했다.

올해 초 출시한 슈프림의 뉴욕 지하철 카드는 판매 대란을 일으켰고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와 협업한 ‘체어원(Chair One)’과 ‘테이블원(Table One)’도 경매 사이트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사실 슈프림은 새 컬렉션을 출시될 때마다 매장 앞을 가득 메운 진풍경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을 정도로 브랜드 파괴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그만큼 슈프림은 지난 20년간 두터운 마니층을 형성해왔고 슈프림만의 독특한 비즈니스 방식은 전 세계 패션업계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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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프림의 탄생

슈프림은 원래 스케이트 보더들을 위한 브랜드로 출발했다. 뉴욕에서는 18살부터 24살의 스케이트 장비를 입지 않는 젊은이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그 뉴욕의 젊은이들은 헬맷과 같은 장비는 갖추었을지언정 스케이트에 걸맞는 ‘옷’은 입고 있지 않았다. 이 사실에 주목한 제비아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보더들을 위해 직접 패션 아이템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슈프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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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아는 1만2000달러를 들여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에 1호 매장을 오픈했고 1호 매장은 금세 보더들의 아지트로 변했다. 제비아는 보더들이 백팩을 맨 채 스케이트를 타고 바로 매장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매장 중앙에는 움푹 파인 ‘볼(bowl)’까지 설치해 실내에서도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슈프림이 론칭됐을 당시 뉴욕은 매일 매일이 사건과 이슈로 가득했다. 힙합 그룹 우 탱 클랜(Wu-Tang Clan)이 거리로 나왔고 아티스트 카우스(Kaws)는 버스 정류장과 빌보드 위를 자신의 캔버스처럼 사용했다. 영화 감독 래리 클락(Larry Clark)은 뉴욕 10대 청소년들의 마약, 에이즈 문제들을 담은 ‘키즈(Kids)’라는 영화를 상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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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제비아는 스트리트 스케이트 보드 문화와 힙합 문화가 전성기를 이루던 이 시기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인터뷰(Interview) 매거진과의 대담에서 제임스 제비아는 “스케이트 문화에서 오는 패기와 자유 분방함, 젊음의 정신을 사랑했다”며 “항상 나는 90년대 초반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다. 그 당시는 슈프림이 무엇을 하던 커다란 영향을 끼쳤던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려 할 때 우린 그 시기를 다시 재조명해보곤 한다. 이건 추억 감상에 젖는 시시콜콜한 일이 아니라 우리 안에 1990년대가 살아있음을 다시금 되새기는 일이다”고 회상했다.

1994년의 미국 경제 시장은 불황을 맞고 있었지만 그건 제임스 제비아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슈프림의 시작이 소위 말하는 ‘대박’은 나지 않았지만 슈프림은 슈프림 나름대로의 마니아층을 탄탄히 쌓아갔다. 브랜드의 이름인 슈프림은 제비아가 즉흥적으로 붙인 것이었는데 후에 이는 상표 등록이 될 수 없는 이름이여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계속해서 슈프림이라는 이름을 소유하지 못하다가 2013년 3월 6일 슈프림의 박스 로고를 정식으로 등록하게 됐다.

이처럼 슈프림은 당시 비주류였던 문화를 등에 업고 현재는 승승장구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게 된다.

# 슈프림 경영방식 경제논리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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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의 독특한 경영방식은 늘 화제거리다.

슈프림은 한정판 출시와 전 세계 10개의 매장, 극소량의 컬렉션 생산, 무심한 응대 방식으로 유명하다. 특히 브랜드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매장이 10개라는 점은 패션 경영자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을 법도 하다. 물론 마케팅도 크게 하지 않는다.

슈프림이 ‘매진 임박’과 같은 문구를 띄우기도 전에 그들의 상품은 빠른 시간 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슈프림의 비지니스 모델은 간단한 경제이론에 의해 정리된다. 슈프림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수록 슈프림의 가치가 더욱 더 올라간다. 하지만 슈프림의 공급은 한 번도 수요 이상으로 확대된 적이 없다. 어떤 브랜드에서 한 제품이 잘 팔리기 시작하면 그 제품의 재고는 다시 채워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슈프림은 어떠한 제품이던 재고를 채워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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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슈프림이 내놓은 신상품은 한번 놓치는 순간 그게 마지막이다. 진정한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 전략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요는 많고 살 수는 없으니 그 만큼 가치는 올라간다. 루이비통과 슈프림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그랬고 슈트림 나이키에어 조던5, 슈프림 반스 등은 일반 소비자들은 구경도 못하고 팔린 제품이 대다수다.

제임스 제비아는 만약 슈프림에 600명의 수요가 있는 제품이 있다면 슈프림은 오로지 400개만을 만든다고 이야기 한다.

일반 컬렉션 제품도 매주 극소량만 선보인다. 일명 드랍(DROP)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매주 목요일 뉴욕 맨하튼 라파예트 거리의 슈프림 매장 앞에는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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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매장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슈프림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에 단 10곳만 영업 중이다. 지금의 인기라면 수백 개의 매장도 낼 수 있지만 제비아는 이를 거부한다. 손님이 매장에 들어와도 신경쓰지 않고 내버려두는 슈프림의 무심한 응대방식도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슈프림은 스케이트 보더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지속적인 콜라보레이션과 라인을 확장하며 토털 브랜드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슈프림과 작업한 첫 아티스트는 래멀지(Rammellzee)였는데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아티스트 바스키아(Basquiat)의 친구이자 그와 앨범을 제작한 힙합 뮤지션이기도 하다.

제임스 제비아는 “래멀지는 우리가 처음 함께 스케이트 보드 덱을 만든 아티스트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티스트 라이언 맥기네스(Ryan McGinness) 그리고 카우스와 했고 래리 클락과 함께한 덱은 마치 ‘이거 누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끝내주는군.’ 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리고 아티스트 제프 쿤스가 래리 클락의 덱을 보고 좋아했고 곧바로 우리와 작업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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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은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끊임없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인기의 상승 궤도를 달렸다. 1996년에는 브랜드 반스(Vans)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운동화를 내놓았는데 반스가 슈프림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시도한 콜라보레이션이었다. 2000년 자전거 회사인 브루클린 머신 웍스(Brooklyn Machine Works)와 함께 협업해 제작한 24인치의 크루저 바이크는 하나에 1,800달러(약 2백만 원)에 팔렸다.

이밖에 슈프림은 브랜드 나이키(Nike),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사진 작가 테리 리차드슨(Terry Richardson), 아티스트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매거진 플레이보이(Playboy) 등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함께 하기도 했다. 특히 제임스 제비아는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가 아티스트 리차드 프린스(Richard Prince)과 콜라보레이션한 핸드백을 내놓기 전, 슈프림과 스케이트 보드 덱을 콜라보레이션 하여 내놓았던 점을 강조했다.

제임스 제비아는 이후 천천히 슈프림에서 만들어 내는 라인들을 늘려나갔다. 티셔츠와 후드같은 옷부터 스포츠웨어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 관련 상품들까지 보통의 기업과 브랜드들은 규모 확대를 목표로 세우지만 슈프림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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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 브랜드에서 시작한 슈프림은 스트리트 패션의 리더로 자리 매김하며 모자, 셔츠, 라이터, 물통, 이쑤시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슈프림의 매출은 철저히 베일에 쌓여져 있다. 매장이 10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일반 패션 브랜드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슈프림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이슈를 뿌리는 그 이상의 가치를 담은 브랜드임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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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풀코스 마라톤을 즐기는 패션에디터. 스포츠 / 아웃도어 / 온오프 리테일을 출입합니다. ethankim@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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