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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 키즈 인종차별 논란…백인 소녀 ‘팔걸이’가 된 흑인 소녀

갭 키즈 인종차별 논란…백인 소녀 ‘팔걸이’가 된 흑인 소녀 | 1

패션계에 고질적인 문제인 ‘인종차별’ 논란이 또 한번 일어났다.

영국 공영 방송 BBC에 따르면 미국 패션 기업 갭(GAP)의 아동복 라인인 갭 키즈(GAP KIDS)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갭 키즈가 엘렌 드제너러스(Ellen DeGeneres)와 협업을 통해 완성한 새로운 라인의 광고에서 의도적으로 연출된 것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소극적 인종주의’를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광고를 보면 이렇다. 사각 프레임 안에 백인 소년, 소녀 3명과 흑인 소녀 1명이 있다. 백인 소년은 장난스럽게 물구나무를 선 채 웃고 있다. 백인 소녀 한 명은 발레리나와 같은 자세로 도도하게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키가 큰 백인 소녀는 여유 있는 포즈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키 작은 흑인 소녀의 머리 위에 오른팔을 걸치고 있다. 키 큰 백인 소녀의 ‘팔걸이’가 된 흑인 소녀는 머리를 눌린 채 어정쩡하고 불편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다.

이를 본 대중들은 “흑인 소녀들한테 무슨 메시지를 주는 것이냐? 그들은 열등한 존재처럼 보여야 하느냐? 갭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주류 미디어의 ‘소극적 인종주의’를 완벽하게 보여줘서 고맙다” 등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커스틴 웨스트 서발리(kirsten west savali) 문화비평가는 흑인 문화 잡지 더 루트(The Root)와 인터뷰를 통해 “갭 광고는 ‘흑인들이 백인들을 받쳐주는 존재로 저평가되고 자리매김하는 것을 더 높이 쳐주고 칭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한 소녀가 다른 소녀보다 크면 보통 이런 포즈를 취하곤 한다. 이 사진엔 잘못된 게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흑인 영화감독 메튜 체리(Matthew cherry)는 자신의 SNS에 키 큰 흑인 소녀가 키 작은 백인 소녀 머리 위에 팔을 올리고 있는 과거 갭 키즈 광고 사진을 나란히 게재하며 “왼쪽(과거) 사진이 오른쪽(현재)을 정당화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한 네티즌은 “과거 사진 속 백인 소녀는 사나워 보이지만 이번 사진 속 흑인 소녀는 짜증나 보인다”며 두 사진의 차이를 설명했다.

제바 블레이 작가는 “갭 키즈 광고를 처음 접했을 때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 광고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과민반응을 하는 것이라는 태도는 불공평하다”며 “포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맥락이 문제다”라고 짚었다. 그동안 매스 미디어에서 힘 있는 여성의 모습, 특히 흑인 소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 비롯된 논란이라는 설명이다.

비판의 여론이 거세지자 갭은 공식 성명을 통해 “지난 46년 동안 다양성과 포용성을 주창해온 브랜드로서 이번 논란을 수용하며 상처를 받은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광고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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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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