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남성들이 ‘발끝에 작은 사치’를 탐하다

국내 제화 업체들이 남성 수제화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패션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고급 수제화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그루밍족’을 중심으로 시장이 세분화되고 발전하면서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남성들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고급 수제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패션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화 시장 규모는 2005년 2조 원에서 지난해 1조 2000억 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제화 시장 내 고급 수제화 비중은 2005년 600억 원(약 3%)에서 지난해 720억 원(약 6%)로 증가했다. 실제로 금강제화(대표 김경덕)에서 전개하는 고급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HERITAGE)의 판매량은 2013년 4만 8000천 켤레, 2014년 5만 5000천 켤레, 2015년 6만 2000천 켤레로 매년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고급 수제화 판매량 증가는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주도하는 획일화된 디자인에 피로감을 느낀 남성들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투자 비용에 비해 타인의 주목도가 높은 고급 수제화를 구입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가치지향적 소비자인 포미(For me)족이 늘면서 누구나 한 켤레쯤은 갖고 싶어 하던 고급 수제화에 지갑을 여는 작은 사치가 늘고 있는 것도 판매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고급 수제화에 대한 남성들의 니즈가 늘어나자 제화 업체들은 고급 수제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금강제화의 경우 ‘남자가 꼭 갖춰야 할 7가지 클래식’을 테마로 2009년부터 판매해 온 헤리티지 세븐의 7주년을 기념해 상위 라인 헤리티지 세븐·S(HERITAGE SEVEN·S)를 출시하며 남성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헤리티지 세븐·S은 기존 모델보다 입체적이고 날렵한 디자인과 고급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슬림한 구두 스타일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외부에서 봤을 때는 발이 슬림하고 세련된 느낌이 들도록 하되 서양인에 비해 발 볼이 넓은 한국 남성들의 발 모양에 맞춰 안쪽으로는 넉넉한 공간을 확보토록 했다. 또한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웰트라는 가죽 스트랩과 실을 이용해 갑피와 밑창을 꿰매 견고하고 바닥 부분에 코르트를 채워 넣어 신을수록 발바닥 모양에 맞게 자리 잡아 편안한 착화감을 주는 굿이어 웰트(Goodyear Welt) 방식을 적용했다.

특히 밑창 부분에는 일명 ‘홍창(가죽창)계의 벤츠’로 불리는 독일 요한 렌덴바흐(Joh. Rendenbach)의 JR 홍창을 적용해 퀄리티를 향상시켰다. 오크나무에서 추출한 식물성 염료를 덧칠하며 1년가량 태닝하는 과정을 거쳐 만든 JR 홍창은 다른 가죽 밑창보다 견고해 잘 닳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통기성과 땀 흡수력이 우수해 쾌적한 기분을 선사한다.

형지에스콰이아(대표 강수호)는 젊은 남성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고급 수제화인 알쿠노(Alcuno)를 재정비하고 프리미엄 라인을 30만 원 후반대의 가격으로 선보였다.

알쿠노는 이탈리아 볼로냐 지방에서 유래한 고급화 제작 기법으로 구두 안쪽의 천연 가죽 주머니가 착용자의 발 모양에 맞게 변해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는 볼로냐 공법을 적용했으며 반중창을 사용해 꺾임이 부드럽고 일반 구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유연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밑창 부분에는 미끄럽고 물에 약한 가죽 밑창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구성이 강한 가죽창을 사용했다. 디자인에서도 흰 가죽에 수작업으로 천연 염색을 입히는 파티나 공법으로 수작업 붓질의 느낌을 강조해 자연스러운 텍스처와 고급스러운 컬러감이 드러난다.

제옥스(GEOX)도 고급 남성 수제화인 안트완(ANTWAN)을 출시했다. 안트완은 최고급 천연 가죽 소재로 제작된 이탈리아 프리미엄 수제화로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물론 방수, 투습 등 기능성도 뛰어나다.

특히 제옥스만의 가죽 창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습기를 배출하고 외부의 비와 물기를 차단하는 멤브레인(Membrane)을 적용해 ‘숨 쉬는 신발’이라는 닉네임에 맞는 기능성을 극대화했다. 밑창 부분에는 천연 고무심을 장착해 비가 내리는 날에도 쉽게 미끄러지지 않도록 설계했다.

국내 제화 업체 관계자는 “국내 고급 수제화 시장은 단순히 구두라는 도구적인 목적보다 가치에 의미를 두고 구입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 불황 속에서도 자신을 위한 소비에 과감해지고 있는 구매력 높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고급 수제화 시장을 확대하려는 제화 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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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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