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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코리아 다이어리 PART 3 – 장형철의 두 번째 뉴욕패션위크 이야기

ⓒ 패션서울 | 이대산 포토그래퍼
ⓒ 패션서울 | 이대산 포토그래퍼

오랜만에 장형철 디자이너를 만났다. 그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 “여전히 바쁘게 살고 있다”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그에게서 예전과는 다르게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건 왜 때문일까?

장형철은 2013 F/W 서울패션위크(SFW) 제너레이션 넥스트(Generation Next)에서 ‘최연소 남성복 디자이너’라는 타이틀과 함께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지난해 1월 이탈리아 남성복 페어인 피티워모(Pitti Uomo)에 K-패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출전한 데 이어 2015 F/W 서울패션위크에서는 패션 에디터들이 꼽은 최고의 패션쇼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형철은 지난해 7월 컨셉코리아(Concept Korea)를 통해 2016 S/S 뉴욕패션위크 맨즈 컬렉션에 참가하며 ‘최연소 남성복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다시 한번 손에 거머쥐었다. 장형철에게 있어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최연소 타이틀이지만 사실 그에게 붙는 또 다른 수식어도 있다. 바로 ‘서울패션위크 최초 4년제 대학 출신이 아닌 디자이너’ 그리고 ‘국내파 디자이너’다. 그의 등장은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며 나아가 꿈과 현실의 괴리에서 고뇌하는 청춘들에게 큰 위로로 작용했다.

올해로 5년 차 베테랑 디자이너가 된 장형철은 2011년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론칭 후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그가 쟁쟁한 해외파 디자이너들을 제치고 정상과 가까워질 수 있었던 비결은 꿈과 현실,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의 균형이 아닐까 싶다. 그는 군 복무 기간 중 우연히 접한 패션 잡지 한 권으로 인해 인생이 확 바뀐 케이스다. 이전까지는 부모님이 사주는 옷을 그대로 입는 평범한 학생에 불과했다. 하지만 패션에 매료되기 시작한 후 장형철은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다. 갑자기 진로를 전향하는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도 컸지만 그는 현실 대신 ‘꿈’을 택했다.

장형철의 가치관은 오디너리피플에서도 빛을 발한다. 오디너리피플은 잠재된 창의성과 예술성에 무게를 둔 컬렉션 라인과 상업적인 측면을 고려한 캠페인 라벨 총 2가지로 전개된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그만의 타협점을 만든 것이다. 장형철에게 또 하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바로 일상을 남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이다. 특히 얼마 전 방문한 호텔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2016 F/W 컬렉션의 경우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가까이 다가서고자 하는 지향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도 역시 컨셉코리아를 통해 뉴욕패션위크 맨즈 컬렉션에 오른 장형철 디자이너, 직접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가야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여기에 담아왔다.

2016 F/W Ordinary People New York Collection

Q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훨씬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 안색은 오히려 더 좋아진 것 같다. 최근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는가?

지난 몇 년 동안 일에 치이면서 살다 보니 미처 보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제는 약간의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일도 좋지만 때로는 휴식의 시간도 갖고 여행도 많이 다니려고 한다. 마음가짐을 달리 먹으니 몸도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다.

Q 최근 컨셉코리아를 통해 뉴욕패션위크에 진출했다고 들었다.

2016 S/S 시즌에 이어 이번 2016 F/W 시즌에도 참가하게 돼 기쁘다. 사실 컨셉코리아를 지원했을 때 합격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다. 일반적으로 서류 통과조차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실무 심사 당시 경쟁을 펼쳐야 하는 디자이너들이 대부분 10년 차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해외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고 이를 계기로 뉴욕패션위크에 진출하게 됐다.

Q 이번 컬렉션의 테마를 들었을 때 장형철에게 휴식이 필요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 휴식을 충분히 가졌기에 나온 테마일 수도 있겠다 싶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이번 컬렉션은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쉼표가 되는 ‘호텔(HOTEL)’을 테마로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미지를 의상에 투영했다. 예를 들면 호텔의 로비부터 엘리베이터, 객실, 벨보이, 카펫, 이불 등 모든 것들을 말이다. 특히 남성복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었던 레오파드 등의 다양한 패턴과 베이비핑크, 카멜, 옐로 오커 등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했다.

Q 뉴욕에서 컬러풀한 의상을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시도라고 생각된다.

뉴욕을 위한 컬렉션이 아닌 나의 컬렉션을 뉴욕에서 선보이는 자리이지 않은가? 뉴욕에서는 미니멀리즘을 바탕으로 무채색이 주를 이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싶었다. 다시 돌이켜보면 오히려 오디너리피플만의 색깔을 덜 낸 것 같아 아쉽다. (웃음)

Q 코트에 적용된 프린트들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영감은 어디에서 받았는가?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받는다. 나는 가로수길에 10년을 넘게 있었다. 길을 걷다 보면 가장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은행나무다. 바닥에 떨어진 은행잎도 있는가 하면 페인트로도 묻어 있다. 은행잎 프린트가 밑단에서부터 위로 타고 올라오는 형태다. 한복에 주로 사용되는 기법을 차용했다.

Q 그러고 보니 전체적으로 한복을 많이 닮은 것 같다.

세계적인 무대인만큼 한국적인 디테일을 넣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과하지 않게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을 하다 한복의 문양, 소매, 배색, 자수에서 느껴지는 전통적인 디테일을 추가했다.

Q 이외에도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오디너리피플은 S/S 시즌보다 F/W 시즌에 강하다. 특별히 신경 썼다기보다는 옷에 대한 완성도에 집중했다. 예를 들면 실루엣이나 소재, 패턴 개발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 패션서울 | 이대산 포토그래퍼
ⓒ 패션서울 | 이대산 포토그래퍼

Q 이번이 두 번째 뉴욕 컬렉션이었다. 첫 번째와 비교했을 때 어땠는가?

지난 시즌에 비해 훨씬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뉴욕 컬렉션 당시에는 새벽 5시부터 일정이 시작돼 다음날 새벽 1시에나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

Q 강동준 디자이너와 함께 뉴욕패션위크에 다녀온 걸로 알고 있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강동준 디자이너는 무뚝뚝하고 과묵한 것 같지만 의외로 사람을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열정이 가득하다. 다양한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현실 세계에 안주하지 않는 정신을 본받고 싶다. 선배 디자이너로서 정말 좋은 표본이다.

Q 장형철 디자이너에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또 고태용아니던가? 강동준과 비교한다면?

두 사람은 180도 다르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조심하는 스타일인 반면 강동준 디자이너는 자신의 위치에서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아낌없이 베풀고 조언을 해주는 우직한 모습이 있다. 두 분 다 너무 좋다. (웃음)

ⓒ 패션서울 | 이대산 포토그래퍼
ⓒ 패션서울 | 이대산 포토그래퍼

Q 이제 어느덧 5년 차 디자이너다. 장형철을 보고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무엇이든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패션계는 열심히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기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Q 마지막으로 오디너리피플을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앞으로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꾸준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디너리피플은 좋은 디자인, 멋진 디자인을 위해 계속 성장 중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복 디자이너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를 이끌어내려고 노력 중이니 곁에서 잘 지켜봐 주길 바란다.

ⓒ 패션서울 | 글 구하나 기자 | 사진 이대산 포토그래퍼 @photo.by.san

# Ordinary People 2016 F/W NEW YORK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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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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